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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수궁가 이야기
  글쓴이 │ 선양회     등록일자 │ 13-05-28 09:29     조회 │ 3473    
 
 

판소리 <수궁가>는, 병이 든 용왕이 토끼 간이 약이 된다는 말을 듣고 자라더러 토끼를 꾀어 용궁에 데려오게 하나, 토끼는 꾀를 내어 용왕을 속이고 세상으로 살아나간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으로 '토끼타령', '별주부타령', '토별가' 따위로 불리기도 한다. <수궁가>의 사설이 소설로 바뀐 것은 '토생전', '토끼전', '별주부전', '토공사', '토별산수록' 따위로 불린다.

 

<수궁가>의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가면, 인도의 옛 불교 경전에 나오는 '원숭이와 악어'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인데, 중국의 옛 불교 경전에도 나오며 우리나라 <삼국사기>에도 보이는 '자라와 잔나비' 이야기를 거쳐서, 조선 왕조 때에 와서는‘자라와 토끼’ 이야기로 바뀌어 판소리로 짜인 것이라고 한다.

 

수궁가 (水宮歌)

<아니리>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리왕(廣利王)이 영덕전(靈德殿) 새로 짓고 대연을 배설(排設:베풀어서)헐제 삼해 용왕을 청하여 군신빈객(君臣賓客)을 좌우로 늘여안처 수삼일을 즐기더니 과음하신 탓이온지 용왕이 우연히 득병허야 백약이 무효라 홀로 앉아 탄식을 허시는디

 

<진양>

탑상(榻床)을 탕탕 뚜다리며 탄식허여 울음을 운다. 용왕의 기구(寄軀로)되 괴이한 병을 얻어 수정궁의 높은 집에 벗없이 누었은들 화타(華陀) 편작(扁鵲) 이 없었으니 어느 누구가 날 살릴거나 웅장헌 용성(龍聲으)로 신세자탄 울음을 운다.

 

<엇모리>

뜻밖에 현운(玄雲) 흑운(黑雲)이 ,궁정을 뒤덮고 폴풍세우가 사면으로 둘루더니 선의도사가 학창의(鶴 衣) 떨쳐입고 궁전을 내려와 재배 이진 (再拜而進) 왈(曰), "약수(弱水) 삼천리에 해당화 구경가 백운 요지연의(白雲瑤池宴) 천년벽도 (千年碧桃)를 얻으랴고 가옵다가 과약풍편(寡弱風便:아주 약하게 떠도는 소문) 에 듣싸오니 대왕의 병세가 만만(萬萬), 위중타기로 뵈옵고저 왔나이다."

 

<아니리>

용왕이 반기허사, "원컨데 도사는 나의 맥(脈)을 보아 황황으(이) 나의 병세에 특효지약을 자세히 일러 주시옵소서."

 

<자진모리>

왕이 팔을 내어주니 도사 앉어 맥을 볼제 심소장(心小臟)은 화(火)이요. 간담은 목(木이)요 폐대장은 금이요 신방광 (腎膀胱) 수요. 비위(脾胃)난 토(土)라. 간맥(肝脈)이 태과(太過)허여 목극토하였으니 비위가 상하옵고 담성(痰聲)이 심허니 신경이 미약허고 폐대장이 왕성허니간담경자진 (肝膽驚自盡)이라 방서(方書)에 일렀으되 비내 일신지 조종(脾乃一身之操縱) 이요,담은 내일신지, 표본이라 심정(心情) 즉,만병이 식허고 심동 즉 만병이 생하오며 신경 곧 상하오니 무슨 병이 아니날까 오로칠상(惡露七傷)이 급하오니 보중탕(補中湯)을 잡수시오.

숙지황 주호 닷돈이요 산사육(山査肉) 천문동(天門冬) 세신(細辛)을 거토(去土) 육종용택사(肉종용택사 앵속화 각 한돈 감초 칠푼 수일승 전반 연용(水一升煎半連用) 이십여첩 쓰되 효무 동정(效無動靜)이라 설사가 급하오니 가감백출탕(加減白朮湯)을 잡수시오. 백출을 초구하야 서돈이요 사인을 초구(炒灸:뜸질)하야 두돈이요 백복령 (白茯笭) 사향 오미자 해황 당귀 천궁, 강활 독활(獨活) 각 한돈 감초 칠푼 수일승전반 영욘 사십여첩을 쓰되 효무동정이라 신롱씨 백초약을 갖가지로다 쓰랴다는 지려 먼저 죽을테니 약을 한데 모일적으 인삼은 미감(味甘:맛 보기) 허니 대보원기허고 지갈생진(止渴生津:갈증을 그치게 하는 생즙)허면 조영양위(造榮養胃:처음부터 위를 잘 다스려야)로다. 창출(蒼朮) 감온허니 건비 강위허고 제사재습(第四除濕)허고 겸치난비(兼治亂飛)라 감초는 감온(甘溫) 허니 구즉 온중(灸則溫中:부드럽고 따뜻한 가운데 즉시뜸질)허고 즉사하(生則瀉下:즉시 아래로 설사하고)로다.

침구로다 다스릴제 천지지상경(天地之上經:하늘과 땅 높게 날으리)이며 갑인 갑술시 담경유수(膽經幽遂) 로주고 을일유시에 대장경 사약을 주고 영구로 주어보자 일심맥 이조해 삼외관 사임(四任)에 육공손(六恭遜) 칠후계(七後繼) 팔내관(八內觀) 구혈기(九血氣) 삼기(생기다)부치 팔물탕 자맥(自脈)을 풀어주되 효험이 없으니 십이경 주어보자 심장염천 천돌구미 거골 상원 중원 하원 신관(腎管) 단전 골육을 주고 족태음 비경(足太陰脾經) 삼음교(三元敎) 음능천(음낭천)을 주어보되 아무리 약과 침파(鍼破:침으로 종기를 쨈)를 허되 병세 점점 위중토다.

 

<단중모리>

도사 다시 맥을 볼제, "맥이 경동맥이라 비위맥이 상하오면 복중으로 난병이요 복중이 절여 아프기난 화병으로 난병인되 음황 풍병(淫荒風病)이라 여섯가지 기운이 동허야 손기산기(損氣疝氣)난 정음(正陰)이요 진경에 미(迷)난 정양이라 의무화동(醫務和同) 황달을 겸하였사오니 진세(塵世)산간으 토끼간을 얻으면 차효가 있으려니와 만일 그렇지 못하오면 염라대왕이 동성삼촌이요 동방삭이가 조상이 되어도 누루황 새암천 돌아갈 귀 허였소."

 

<아니리>

용왕이 왈, "신롱씨 백초약은 어찌약이 아니되옵고 조그만한 진세 토끼 간이 약이라 하나이까 ?" 도사 왈, "용왕은 진이요 토끼는 묘라 묘을손은 음목(卯乙損陰木)이요 간진술은 양토(陽土)라 하였으니 어찌 약이 아니되오리까" 수궁에는 토끼가 없는지라 용왕이 탄식을 하시는디,

 

<진양>

왕 왈 "연하다 수연(雖然:비록 그러하지만)이나 창망헌 진세간으 벽해 만경 (碧海萬頃)밖으 백운이 구만리요 여산송백(驪山松柏) 울을 창창 삼척고분 황제으 묘(三尺孤憤 皇帝墓)라 토끼라허는 짐생은 해외일월으 밝은 세상 백운청산 무정처로 시비없이 다니넌 짐생을 내가어찌 구허리까 죽기는 쉽사와도 토끼는 구허지 못허겠으니 달리 약명을 일러를 주오."

 

<아니리>

도사 엿짜오되, "용왕의 성덕(盛德)으로 어찌 성공지신이 없사오리까 ?" 말을 마친 후 ,인홀불견 간 곳이 없지 용왕이 그제야 도승인줄 짐작허고 공중을 향하여 무수히 사례후에,수국 조정 만조백관을 일시에 모이라 허니 이 세상 같고보면 일품 제상님네들이 들어오시련마는 수국이라 물고기 등물들이 각각 벼슬이름을 맡어 가지고 들어오는디, 가관이었다.

 

<자진모리>

승상은 거북 승지는 도미 판서 민어 주서 오징어 한림박대 대사성 도루묵 방첨사(蚌僉使:내시부의 종삼품 벼슬) 조개 해운군 방개 병사 청어 군수 해구 현감 홍어 조부장 조기 부별 낙지 장대 승대(성대) 청다리 가오리 좌우나졸 근근 모조리 상어 솔치 눈치 준치 멸치 삼치 가재 개구리까지 명을 듣고 어전에 입시허여 대왕에게 절을 꾸벅꾸벅

 

<아니리>

병든 용왕이 가만히 보시더니, "내가 용왕이 아니라 오뉴월 생선전 도물주(都物主)가 되었구나. 허나 경들 중에 어느 신하가 세상에 나가 토끼를 구하여다 짐의 병을 구할소냐? " 좌우 면면 상고(面面相顧) 묵묵 부답이었다.

 

<중모리>

왕이 다시 탄식헌다 . "남에 나라는 충신이 있어서 할고사군(割股事君) 개자추(介子推)와 광초 망신(狂楚亡身:초나라를 속이고 목슴을 잃음) 기신(紀信)이는 죽을 인군을 살렸건마는 우리 나라도 충신이 있으련마는 어느 누구가 날 살리리오." 정언 잉어가 여짜오되 "승상 거북이 어떠허뇨." "승상 거북은 지략이 넓사옵고 복판이 모두다 대몬고로 세상을 나가오면 인간들이 잡어다가 복판 띠여 대모장도(玳瑁粧刀) 미리개(밀이개) 살착 (살쩍) 탕건 모독이 쥘 쌈지 끈까지 대모가 아니면 헐줄을 모르니 보내지는 못허리다. "

 

<자진중모리>

"그럼, 방첨사 조개가 어떠하뇨?" "방첨사 조개는 철갑이 꿋꿋 방신 지도(防身之道) 난 좋사와도 옛글에 이르기를 관방휼지세(觀蚌鷸之勢) 허고 좌수어인지공(坐收漁人之功: 관방휼 ~~ 인지공 : 즉 어부지리의 고사)이라 휼조라는 새가 있어서 수루루 펄펄 날어들어 휼조는 조개를 물고 조개는 휼조를 물고 서로 놓지를 못헐적에 어부에게 모두다 잡히여 속절없이 죽을것이니 보내지는 못허리다."

 

<아니리>

그럼 수문장 미어기가 어떠헐고?

 

<자진모리>

정언이 여짜오되, "미어기난 장수구대 허여 호풍신 허거니와 아가리가 너무 커서 식량이 너른고로 세상을 올라가면 오기감을 얻으랴고 조고마한 산천수 이리저리 다니다 사립(蓑笠:도롱이와 삿갓)쓴 어옹들이 사풍세우 물속에다 입꼬가 꿰어 물에 풍덩 탐식으로 덜컥 생켜(삼켜) 담불여대(높이 쌓은 양식 무더기 두고 대를 잇지 못하고) 죽게되면 인간의 이질 복질 설사 배앓이 허는디 약으로 먹사오니 보내지는 못허리다."

 

<아니리>

해운군 방게란 놈이 열발을 쩍 벌리고 살살살살 기어들어와 공손히 여짜오되,

 

<중중모리>

"신의 고향 세상이요 신의 고향 세상이라 청림벽계 산천수 가만히 장신하야 천봉만학(千峰萬壑)을 바라보니 산중퇴 월중퇴 안면이 있사오니 소신의 엄지발로 토끼놈의 가는 허리를 바드득 찝어다가 대왕전 바치리다."

 

<아니리>

공론이 분분헐제,

 

<진양>

영덕전 뒤로 한 신하가 들어온다 은목단족(隱目短足)이요 장경오훼 (長頸烏喙:목이길며 주둥이가 까마귀의 부리처럼 뽀족함)로다 홍배등에다 방패(方牌)를 지고 앙금앙금 기여들어와 국궁 재배(鞠躬再拜) 를 허는구나.

 

<아니리>

왕에게 상소를 올리거늘 왕이 받아보시고 칭찬허시되, "니 충심은 지극허나 니가 세상을 나가면 인간의 진미가 된다는디 너를 보내고 내 어찌 안심할소냐?" 별주부 여짜오되 "소신이 비록 재주는 없사오나 강상에 높이 떠서 망보기를 잘하오니 무슨 봉폐(逢弊) 있사오리까마는 수국의 소생이라 토끼 얼골을 모르오니 화상이나 한 장 그려주옵소서" "글랑은 그리하라 . 여봐라! 화공을 불러 들여라"

 

<중중모리>

화공을 불러라 화공을 불러들여 토끼화상을 그린다. 동정유리 청홍연 (洞庭琉璃靑紅硯) 금수추파(錦水秋波:비단처럼 고운 가을 물결을 담은)거북 연적(硯滴) 오징어로 먹갈어 양두화필(兩頭畵筆)을 덤벅풀어 단청채색을 두루묻히어서 이리 저리 그린다 천하명산 승지(勝地) 강산 경개보던 눈그리고 봉래방장(蓬萊方丈) 운무중에 내(냄새) 잘 맡던 코그리고 난초지초 왼갖 향초 꽃따먹든 입그리고 두견앵무 지지울제 소리듣던 귀 그리고 만화방창 화림중 펄펄 뛰든 발 그리고 대한엄동 설한풍 방풍허던 털 그리고 두 귀는 쫑긋 눈은 도리도리 허리는 늘신 꽁뎅이 묘똑 좌편 청산이요 우편은 녹수인디 눅수청산에 애굽은 장송 휘느러진 양류속 들랑달랑 오락가락 앙그주춤 긴나 토끼 화중퇴(畵中兎) 얼풋 그리어 아미산월으 반륜퇴(峨眉山月半輪兎) 이어서 더할 소냐 아나 였다 별주부야 니가 가지고 나가거라.

 

<아니리>

별주부가 화상을 받아들고 어데다 넣어야 물이 한점 안묻을까? 하고 곰곰히 생각허다 한 꾀를 얼른 내여 목을 길게 빼고 목덜미에다 화상을 턱 붙여 놓고 목을 움추리며 자아 이만허면 수로만리를 다녀와도 물한점 눋을 길이 없겠구나. 용왕께 하직허고 저희 집으로 돌아오니 별주부 모친이 주부 세상 간다는 말을 듣고 못가게 만류를 허시는디

 

<진양>

여봐라 주부야 여봐라 주부야 니가 세상을 간다허니 무엇허러 가랴느냐 삼대독자 니 아니냐 장탄식병이 든들 뉘 알뜰히 구환허며 네 몸이 죽어져서 오연으 밥이 된들 뉘랴 손뼉을 뚜다리며 휘여처 날려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가지마라 주부야 가지를 말라면 가지마라 세상이라 헌느디는 수중 인갑(鱗甲)이 얼른 허면 잡기로만 위주를 헌다 옛날에 너의 부친도 세상구경을 가시더니 십리사장 모래속에 속절없이 죽었단다. 못가느니라 못가느니라 나를 죽여 이 자리에다 묻고가면 니가 세상을 가지마는 살려두고는 못가느니라 주부 야 위방 불입(危邦不入)이니 가지를 마라

 

<아니리>

별주부 여짜오되 "나라에 환후(患候)가 계옵서 약을 구하려가는데 무슨 풍폐 있사오리까?" 별주부 모친이 하는 말이 "내 자식 충심이 그러한 줄은 내 이미 알았지마는 니가 세상을 간다 하기로 니 지기를 보기위하여 잠깐 만류를 하였고나 니 충심이 그러할진데 수도만리를 무사히 다녀오도록 하여라." 별주부 모친께 하직하고 침실로 돌아와 부인의 손길잡고 당상의 백발모친 기체 평안 하시기는 부인에게 매였소.

 

<창조>

별주부 마누라가 울며불며 아장거리고 나오더니

 

<중중모리>

"여보나리 여보나리! 세상간단 말이 웬말이요 위수파광(渭水波光) 깊은 물에 양주 마주떠 맛좋은 흥미 보든 일을 이제는 다버리고 만리청산 가신다니 인제가면 언제와요" "가기는 가되 못잊고 가는 것이 있네" "무엇을 그다지 못잊어요 당상 학발(鶴髮:흰 머리) 늙은 모친 조석공대를 못잊어요 군신유의 장한 충성 조정사직(朝廷社稷)을 못잊어요 규중(閨中)의 젊은 아내 절행지사 못잊어요"

 

<아니리>

"그 말은 방불( :비슷함)허나 뒤 진털밭 남생이가 흠일세" 총총히 작별후에 수정문 밖 썩 나서서 세상 경계를 살피고 나온느디 경치가 장히 좋던 것이었다.

 

<자진중모리>

고고천변 일륜홍(皐皐天邊日輪紅) 부상(扶桑:해 돋는곳)으 높이 떠 양곡 (洋谷)으 잦은 안개 월봉으로 돌고 돌아 어(예)장촌(豫章村) 개 짖고 회안봉(回雁峰) 구름이 떴구나 노화(蘆花)난다 눈되고 부평(浮萍)은 물에 둥싱 어룡은 잠자고 잘새는 훨훨 날아든다 동정여천에 파시추(波始秋), 금색 추파가 여기라 앞발로 벽파를 찍어 당겨 뒷발로 창랑을 탕탕 요리조리 저리요리 앙금둥실 떠 사면을 바라보니 지광(地廣:땅 넓이)은 칠백리 파광은 천일색인디 천외무산십이봉은 구름 밖으로 가 멀고 해외소상(海外蕭湘)은 일천리 눈앞으 경이라 오초(吳楚)난 어이허여 동남으로 버려있고 건곤은 어이하야 일야에 둥실떠 남훈전(南薰殿) 달 밝은디 오현금도 끊어지고 낙포(洛浦)로 둥둥가는 저 배 조각달 무관(武關)속으 초희왕으 원혼이요 모래속에가 잠신하야 천봉만학(千峰萬壑)을 바라보니 만경대 구름속 학선이 울어있고 칠보산 비로봉(秘盧峰)은 허공에 솟아 계산파무울차(稽山罷霧鬱嵯) 아산은 칭칭칭 높고 경수무풍 아자파(鏡水無風也自波:바람이 불지 않아도 물결이 저절로 인다.) 물은 풍풍깊고 만산은 우루루 루루루 국화는 점점 낙화는 동동 장송은 낙낙(落落) 늘어진 잡목 펑퍼진 떡갈 다래몽등 칡넝쿨 머루다래 어름 넝출 능수버들 벗낭기 오미자 치자 감 대추 갖은 과목 얼크러지 고 뒤틀어져서 구부 칭칭 감겼다. 어선은 돌아들고 백구는 분비(白鷗奔飛: 갈매기 이리 날고) 갈매기 해오리 목파리 원앙새 강상 두루미 수많은 떼꿩이 소천자 기관허던 만수문전으 봉황새 양양창파(洋洋滄波) 점점 사랑허다고 원앙새 칠월칠석 은하수 다리놓던 오작이 목파리 해오리 너새 중경새 아옥따옥 요리조리 날아들제 또한 경개를 바라보니 치어다 보니 만학천봉이요 내려굽어보니 백사지라에 구부러진 늙은 장송 광풍을 못이기여 우줄우줄 춤을 출제 시내유수난 청산으로 돌고 이골물이 쭈루루루룰 저골물이 콸콸 열에 열두골 물이 한데로 합수쳐 천방져 지방져 월특져 구부져 방울이 벅큼져 건너 평풍석에다 마주 꽝꽝 마주 때려 대하수중으로 내려 가느라고 벅큼이 북쩍 물농월이 뒤트러저 어루루루 꿜꿜 뒤둥구러져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어디메로 가잔말 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치가 또 있나 아마도 네로구나 요런 경치가 또 있나.

 

<아니리>

그때여 별주부넌 음침경(陰沈鏡:으슥한 곳에서 살펴보니)에 기어올라 사면을 살펴보니 왼갖 날짐생들이 모여들어 상좌다툼을 허는디 가관이었다. 봉황새 척 나 앉으며

 

<단중모리>

니 내말을 들어봐라 순임금 남훈천에 오현금 가지시고 소소구성(簫韶九成) 노래헐제 공산 높은 봉 아침볕에 내가가서 울음을 우니 팔백년 문물이 울울허여 주문무 나겨시고 만고 대성 공부자도 내 앞에서 탄생허니 천길이나 높이 날아 기불탁속(飢不啄粟) 허여있고 용문산 석산오동 기염기염 기여올라 소상오죽(蕭湘烏竹) 좋은 열매 내 양식을 삼었으니 내가 어른이 아니시냐

 

<아니리>

까마귀 꾸지져왈, "너는 대가리 크고 털 텁수룩한 놈이 어데로 상좌(上座) 한단 말이냐 " 봉황새 꾸지져왈 "너는 전신에 흰점 없고 두 눈이 검은 창 뿐인 놈이 어디로 상좌한단 말이냐" 까마귀 왈

 

<엇중모리>

"내 근본 들어라 이 내 근본을 들어봐라 이 주둥이 길기난 월왕 구천이 방불허고 이 몸이 껌기난 산음땅 지내다가 왕희지 세연지(洗硯池) 풍덩 빠져 먹물 들어 이 몸이 검어 있고, 은하수 삼긴후에 그물에 다리를 놓아 견우직녀 건너주고 오난길에 적벽강 선유(船遊)헐제 남비(南飛) 둥둥 떠 삼국 흥망을 의논헐제 천하에 반포은(反哺恩:자식이 커서 부모를 봉양함)을 내 홀로 알었으니 천하에 비금주수(飛禽走獸) 효자는 나뿐인가 아 아이고 설움이야 허허 으 아이고 설움이야 에에 이이이 설움이야"

 

<자진모리>

부엉이 허허 웃고 "니안만 그런디도 니 심정 불칙(不則)하야 열두가지 울음을 울어 과부집 낭기 앉어 울음을 울어 동요헐제 까옥까옥 도락도락 괴이한 음성으로 수절과부 유인헐제 네 소리 꽉꽉 나면 세상 인강이 미워라 돌을 들어 날리며 너나자 배 떨어지지 세상에 미운놈은 너밖으 또 있느냐 빈터에나 찾어가지 이 좌석은 불길허다."

 

<아니리>

" 내 모양이 아모리 그렇게 생겼다 할지라도 만좌중에 내 망신을 이다지도 시킨단 말이오" 이 때 별주부 또 한편을 바라보니 왼갖 길짐생들이 모여앉어 상좌다툼을 하는디 가관이었다.

 

<중모리>

공부자 작춘추(孔夫子作春秋)에 절필(絶筆)허든 기린(麒麟)이며 삼군삼영 거동시에 천자 올련으 코끼리며 옥경선관(玉京仙官) 승필(乘匹:타고다님)허든 풍채좋은 사자로다 서백(西伯)이 위수 산양헐제 비웅비표 곰이로다 창해박랑사 (滄海博浪沙)으 저격시황(狙擊始皇)의 저 다람쥐 강수동류원야성 (江水東流猿夜聲)에 슬피운다고 저 잔나비 꾀많은 여우 날랜 토끼털 좋은 너구리며 암곰 숫곰 멧돝이며 노루 사슴 승냥이 이러한 동물들이 앙금앙금 내려와서 상좌다툼을 허는구나.

 

<아니리>

"자 우리가 연년이 회취하고 노는 노름에 상좌없이는 못 놀겠네 그러니 금년부터서는 상좌를 정하고 놀음이 어떠한고?" 그 말이 옳다허고 "저기 앉은 장도감은 언제났소?" 노루란 놈이 좋아라고,

 

<단중모리>

"자네들 내 나이를 들어보소 내 나를 셀작시면 기경상천(騎鯨上天) 이태백이 날과 둘이 동접(同接)허여 광산십년(匡山十年) 글을 읽다 태백은 인재로서 옥경(玉京)으로 상천허고 나는 미물 김생이라 이리 천케 되었으나 태백과 연갑이 되니 내가 상좌를 못허겄나" 달파총 너구리가 나 앉으며 "장도감도 내 아래요 달파총은 언제 났소?" "나의 수작(酬酌) 들어보소 동작대 지은 집에 좌편 청룡각이요 우편은 금봉루라 이교의 뜻을 두고 조자건(曺子建)이 글을 지어 동작때 부운(浮雲) 허든 조맹덕의 연갑이니 내가 상좌를 못허겄나"

 

<아니리>

토끼란 놈이 깡짱 뒤어 나앉더니마는,

 

<중중모리>

"자네들 내 나를 들어보소 자네들 내 나를 들어봐 한 광무 시절의 간의 대부를 마다허고 부운으로 차일삼고 동강의 칠리탄 낚시줄을 감가놓고 고기낚기 힘써허든 엄자릉으 시주허고 날과 둘이 동갑이니 내가 상좌를 못허겄나"

 

<아니리>

멧돝이란 놈이 꺼시락 눈썹을 껌쩍 껌쩍하고 나 앉더니마는

 

<중모리>

"나의 연세를 들어보소 한나라 사람으로 흉노국에 사신갔다 충의 충절 십구년에 수발이 진백(鬚髮 盡白)하야 고국산천 험한 길로 허유허유 돌아오든 소중랑의 연갑이니 내가 상좌를 못허겄나."

 

<아니리>

이리 한참 노닐적에 별주부는 한곳을 바라보니 분명히 토끼가 있을듯허야 화상을 피어들고 바라보니 분명히 토끼가 있는지라 "저기 앉은게 토생원이오?" 하고 부른다는 것이 수로만리를 아래턱으로 밀고나와 아래턱이 뻣뻣하야 퇴짜를 호자로 붙여 한번 불러보는디

 

<창조>

"저기 주둥이 벌근허고 얼숭 덜숭헌게 퇴퇴퇴 호생원 아니오?" 허고 불러노니 첩첩 산중의 호랭이가 생월말 듣기는 처음이라 반겨듣고 나려오는디

 

<엇모리>

범나려 온다 범이 나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김생이 내려온다 누에머리를 흔들며 양귀 쭉 찢어지고 몸은 얼쑹덜쑹 꼬리는 잔뜩 한발이 넘고 동이 같은 앞다리 전동같은 뒷다리 새낫같은 발톱으로 엄동설한 백설격으로 잔디뿌리 왕모래 좌르르르르르 헛치고 주홍입 쩍 벌리고 자래 앞에거 우뚝서 홍행홍행 허는 소리 산천이 뒤덮고 땅이 툭 깨지난 듯 자라가 깜짝놀래 목을 움치고 가만히 엎졌을 때

 

<아니리>

호랭이가 내려와 살펴보니 아무것도 없고 누어말라버린 쇠똥같은것밖에 없지 "아니 이게 날 불렀나?" 이리 보아도 둥글 저리보아도 둥글 우둥글 납잡이냐? 허고 불러노니 아무 대답이 없으니 아마 이게 하느님 똥인가보다 하느님 똥을 먹으면 만병통치 약이라 허더라 그 억센 발톱으로 자라복판을 꼬가 집고 먹기로 작정을 허니 자라 겨우 입부리만 내어 "자! 우리 통성명 합시다. " 호랭이 깜짝 놀라 "이크! 이것이 날더러 통성명을 허자구?" "오 나는 이 산중 지키는 호생원이다 너는 명색이 무엇인고?" "예 저는 수국 전옥주부공신(典獄主簿功臣) 사대손 별주부 자라라하오" 호랭이가 자라란 말을 듣고 한번 놀아보는디,

 

<중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내 평생 원허기를 왕배탕이 월일러니 다행이 만났으니 맛좋은 진미를 비여 먹어보자." 자라가 기가맥혀 "아이고! 나 자라 아니오!" "그러면 네가 무엇이냐?" "나 두꺼비요!" "니가 두꺼비면 더욱 좋다 너를 산채로 불에 살라 술에 타 먹었으면 만병회춘 명약이라 두말 말고 먹자. 으르르르르르르르 어흥!" 자라가 기가 맥혀 "아이고! 이 급살마질 것이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살라서 먹었는지 먹기로만 드는구나!"

 

<아니리>

별주부가 한 꾀를 얼른내고 목을 길게 빼어 호랭이 앞으로 바짝바짝 달려들며 "자 ! 목나가오 목나가!" "호랭이 깜짝 놀라 "그만 나오시오 그만 나와! 이렇듯 나오다가는 하루 일천오백발도 더 나오겠소 어찌 그리 조그마한 분이 목이 들랑달랑 뒤움치기를 잘 하시오" "오 이놈 내 목내력을 말할테니 들어봐라"

 

<휘모리>

우리 수국 퇴락하야 천여칸 기와집을 내 솜씨로 올리려다 목으로 철컥 떨어져 이 병신이 되었으니 명의더러 물은즉 호랑이 쓸개가 좋다허기로 도량귀신 잡어타고 호랑이 사냥을 나왔으니 네가 일찍 호랑이냐 쓸개 한 봉 못주겠나 도량귀신 게 있느냐 비수 검드는 칼로 이 호랑이 배 갈라라 !" 앞으로 바짝 기여들어 도리랑 도리랑

 

<아니리>

호랭이 다리(거시기)를 꽉 물고 뺑뺑 돌아노니 어찌 호랭이가 아팠던지 거기서 의주압록강까지를 도망을 했겄다. 거기서 저혼자 장담하는 말이 "아따! 그놈 참 용맹 무서운 놈이로다 나나 된게(되니까) 여기까지살아왔지 다른 놈 같으면 영락없이 죽었을 것이다." 그 때여 별주부는 호랭이를 쫓은 후에 곰곰히 생각허니 호랭이라 허는 것은 산중의 영물이라 내 눈에 와서 보일진대 목욕재계 정히하고 산신제를 한번 지내는디,

 

<진양>

계변양류(溪邊楊柳) 늘어진 반송가지를 앞이로 자끗 꺾어내여 진토를 쓸어 버리고 암상으로 제판삼고 낙엽으로 먼지를 깔고 산과 목실을 주워다가 방위 가려서 갈라놓고 은어 한 마리 잡어내어 어동 육서로 받쳐놓고 석하으 배례 허여 지성으로 독축을 헌다.

 

<축문>

유세차(維歲次) 갑신 유월 갑신삭(甲申朔) 임자 초칠일 남해 수궁 별주부 자라 감소 고우(敢昭告于) 상천일월성신 후토 명산 신령전 지성으로 비나이다. 용왕이 우연 득병하야 선의도사 문병후에 토끼간이 낫아오니 중산토끼 한 마리를 허급(許給) 허옵심을 상사 상향(常事尙饗)

 

<아니리>

빌기를 다한 후에,

 

<중중모리>

한 곳을 바라보니 묘한 짐승이 앉었네, 두 귀를 쫑긋 눈은 도리도리 허리는 늘신 꽁댕이 모똑 좌편 청산이오 우편은 녹순듸 녹수청산에 애굽은 장송 휘늘어진 양류속 들랑달랑 오락가락 앙그주춤 기난토끼 산중퇴 월중퇴. 자라가 보고서 괴이 여겨 화상을 보고 토끼를 보니 분명한 토끼라 보고서 반기여겨 "저기 섰는게 퇴생원 아니오 ?

" 토끼가 듣고서 좋아라고 깡짱 뛰어 나오면서 "거 뉘가 날 찾나? 날 찾을 리가 없겄마는 거 누구가 날 찾어. 기산영수소부허유(箕山潁水巢父許由) 피서 가자고 날 찾나.

수양산 백이숙제 채미(采薇) 허자고 날 찾나 백화심처 일승귀(百花深處一僧歸) 춘풍석교 (春風石橋) 화림중 성진화상(性眞和尙)이 날 찾나 완월장취(玩月長醉) 강남 태백 기경상천(起耕上天) 험한길 함께 가자고 날 찾나 도화유수 무릉 거주속 객(擧酒屬客)이 날 찾나 청산기주 백로탄 여동빈(呂洞賓)이 날 찾나 처산중 운심(處山中雲深)헌디 부지처(不知處) 오신 손님 날 찾을 이 만무로구나 거 누구가 날 찾나 건너산 색시 토끼가 연분을 맺자고 날 찾나 " 요리로 깡충 저리로 깡충 짜웃둥(갸웃둥) 거리고 내려온다.

 

<아니리>

이리 한찬 매려오다가 별주부하고 후닥탁 들어 받았겄다. "아이고 코야! 아이고 이맛빡이야!

어어 초면에 남의 이맛빡은 왜 이렇게 받으시오 자! 우리 통성명이나 합시다"

 "그럽시다!" "게서는 뉘라 하시오"

"예 나는 수국 전옥주부공신 사대손 별주부 자라라 하오 게 손은 뉘라 하오?"

"예 나는 세상에서 이음양 순사시(理陰陽順四時)하던 예부상서(禮部尙書) 월퇴(月兎) 일러니 도약주 대취하야 장생약 그릇찧고 적하중산(謫下中山)하야 머무른지 오랠러니 세상에서 부르기를 명생이 퇴선생이라 부르오"

별주부 듣고 함소 왈 "퇴선생 높은 이름 들은지 오랠러니 오늘날 상봉기는 하상견지(何相見之) 많이허여 만만무고 불측(晩晩無故不測)이로소이다. 아닌게 아니라 잘났소 잘났어 진세에서 몰라 그렇지 우리 수국을 들어가면 훈련대장은 꼭 하실 것이요.

미인미색을 밤낮으로 데리고 동락을 할 것이니 그 아니좋소?

그러나 퇴선생은 이 세상에서 무슨 재미로 살으시오"

" 뭐, 나 지내는 재미는 무상이지요마는 세상 흥미를 한번 이를테니 들어 보시오"

 

<중모리>

임자없는 녹수청산 일모황혼(日暮黃昏) 저문날에 월출동령(月出東嶺)의 잠얼깨어 청림벽계(靑林碧溪) 집을 삼고 값이 없는 산과 목실 양식을 삼어서 감식헐제 신여부운(身如浮雲) 일이 없어 명산 찾어 완경헐제 여산동남 오로봉(廬山東南五老峰)과 진국명산 만장봉과 봉래방장 영주 삼산이며 태산 숭산 형산 화산 만학천봉(萬壑千峰) 구월섬곡 삼각계룡 금강산 아미산 수양산을 아니 본곳없이 모두 놀고 영주 삼산이며 완완히 기어올라 흑운을 박차고 백운을 무릅쓰고 여산낙조경과 위국(廬山落照經過 魏國)의 일출경을 완완히 세밀허니 등태산소천하(登泰山小天下)의 공부자의 대관(戴冠) 인들이어서 더 하드란 말이냐 밤이며는 완월구경 낮이되면 유산헐제 이따금 심심허면 적송자 안기생(安期生)을 종아리 때리고 강산풍경 흥미간에 지상신선이 나뿐인가

 

<아니리>

"아닌게 아니라 잘 지내시오 당신은 발맵시도 오입쟁이로 생겼거니와 풍채가 참 잘 생겼소. 그러나 미간에 화망살(禍亡煞)이 비쳐 이 세상에 있고보면 죽을지경을 꼭 여덟 번 당하겠소."

"어 그분 초면에 방정맞은 소리를 허는군 그래. 내 모양이 어째서 그렇게 생겼단 말이요." "내가 이를테니 한번 들어보시오."

 

<자진모리>

"일개한퇴 그대 신세 삼촌구추(三春九秋)를 다 지내고 대한엄동 설한풍에 만학에 눈쌓이고 천봉에 바람이 칠제 앵무원앙이 끊어졌네 화초목실 없어질제 어둑한 바위밑에 고픈배 틀어잡고 발바닥만 할짝할짝 더진 듯이 앉은 거동 초회왕(楚懷王)의 원혼이요 일월고초 북해상소중랑(北海上蘇中郞) 원혼이요 거의 주려 죽을토끼 새우등 구부리고 삼동고생을 겨우 지내 벽도홍행 춘일월(碧桃紅杏春二月)에 주린 구복(口腹)을 채우랴고 심산중곡을 찾고 찾어 이리저리 지낼적에 골골히 묻힌건 목달개 음찰기요 봉봉이 섯난 건 매 받는 응주(鷹主)로다,목달개 거치게 되면 결항치사(結項致死)가 대량대량 제수 고기가 될 것이요 청천에 떴난건 토끼 대구리 덮치려고 우그리고 드난 것은 기슭으로 휘여들어 모릿꾼 사냥개 험산골로 기어올라 퍼긋퍼긋 뛰어갈제 토끼 놀래 호드득 호드득 추월자 매놓아라 해동청 보라매 귀뚜리매 빼지새 공작 이마루 도리당사 적굴새 방울떨쳐 쭉지끼고 수루루루루루루루루 그대귓전 양발로 당그랗게 집어다가 꼬부랑한 주둥이로 양미간 골치대목을 꽉꽉꽉!"

 "허 그분! 방정맞은 소리말래도" 점점 더허는디 "그러면 뉘가 게 있간디요.

산중등으로 돌지 중등으로 돌며는 송하에 숨은 포수 오난 토끼 노(쏠)리고 불대라는 도포수 풀감토 푸삼(사냥꾼이 짐승을 속이려고 풀을 꽂은 적삼)을 입고 상사배물에 왜물조총(倭物鳥銃) 화약답사실 을 얼른 넣어 반달같은 방아쇠 고초같은 불을 얹어 한눈 찌그리고 반만 일어서서 닫는 토끼 찡그려보고 꾸르르르르르 탕!"

"허그분 방정맞은 소리말래도" 점점 더 하는디

 "그러면 뉘가 게 있간디요 훤헌들로 내리제 들로 내리면 초동목수(樵童牧揷) 아이들이 몽둥이 들어메고 없는개 호구리고 워리두둑 쫓는 양은 선술먹은 초군이요 그대 간장 생각허니 백등칠일 곤궁(白登七日困窮) 한태조간장 층암절벽 석간틈으로 기운없이 올라갈제 쩌른 꼬리를 샅에껴 요리깡충 조리깡충 깡충접동 뛰놀제 목궁기 쓴내나고 밑궁기 조총놓니 그 아니 팔난인가 팔난세상 나는 싫네 조생모사(朝生暮死) 자네신세 한가허다고 뉘 이르며 무슨 정으로 유산 무슨정으로 완월 , 아까 안기생 적송자 종아리 때렸다는 그런 거짓부렁이를 뉘 앞에서 내 놓습나"

 

<아니리>

토끼가 가만히 듣더니 "그 말 참 꼭 옳소 영락없이 그렇소 그러나 대체 별주부 관상 잘 보시오 내 세상은 그렇다 허거니와 수궁 흥미는 어떠하오?"

 "우리 수궁 흥미야 좋지요 수궁풍경 반겨듣고 가자허면 마다 할 수 없고 가자헌들 갈수 없으니 애당초에 듣지도 마시오."

 "내가 만일 듣고 가자허면 쇠아들놈이오 어서 한번 들어봅시다."

"그럼 내가 이를테니 들어보오"

 

<진양>

우리 수궁 별천지라 천양지간에 해위최대(海爲最大)허고 만물지중에 신위최령(神爲最靈)이라 무변대해에다 천여칸 집을 짓고 유리(琉璃)기둥 호박 주초 주란화각(朱欄畵閣)이 반공으 솟았난디 우리용왕 즉위허사만족귀시 (滿族貴示)허고 백성으게 안덕이라 앵무병(鸚鵡甁) 천일주와 천빈옥반 (千賓玉盤) 담은 안주 불로초 불사약을 취토록 먹은후에 취흥이 도도헐제 적벽강 소자첨과 채석강 태백 흥미 예 와서 알았으면 이 세상에 왜 있으리 채약허던 진시황과 구선허든 한무제도 이런 재미를 알았든들 이 세상에 있을손가 잘난 세상을 다 버리고 퇴서방도 수궁을 가면 훨씬 벗은 저 풍골에 좋은 벼슬을 헐 것이요 미인미색을 밤낮으로 다리고 만세동락(萬歲同樂)을 헐 것이요.

 

<아니리>

어떻게 별주부가 말을 잘 해놓았던지 토끼가 싹 둘렸겄다.

할 일없이 수국으로 따라가는디

 

<단중모리>

자라는 앞에서 앙금앙금 토끼는 뒤에서 깡충깡충 원로수변(遠路水邊)을 내려갈제

건너산 바위틈에 여우란 놈이 나 앉으며 "여봐라 토끼야 !" "와야 "

 "너 어디가느냐?" "나 수궁간다" "너 수궁은 무엇허러 가느냐"

"나 별주부 따라서 벼슬하러 간다"

"허허 자식 실없는놈 ! 불쌍타 저 퇴공아 녹녹한 네놈마음 말려 무엇허랴마는 고인이 이르기를 퇴사 호비(兎死狐悲)라 허였으니 너와 나와 이 산중에 암혈에 깃들이고 임천에 같이 놀아 풍월로 벗을 삼고 비 오고 안개낀날 발자취 서로 찾어 동성삼어 동기상통 일시 이별을 마잤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냐 옛말을 못들었나 칼 잘쓰는 위인 형가(刑軻) 역수한파(易水寒波) 슬픈소리 장사일거 제모왔고 천추원한 초희왕도 진무관에 한번가서 다시 오지 를 못허였구나. 가지마라 가지마라 수궁이라 허는데는 한번 가면 다시 못오느니라 위방불입 난방불거(危邦不入 亂方不去) 허니 수궁길을 가지마라"

 

<아니리>

"여보시오 별주부 우리 여우사촌 아니었더라면 큰일날뻔했소.

내가 저 물속에 들어가서 용왕이 된다해도 정말 못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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