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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적벽가 이야기
  글쓴이 │ 선양회     등록일자 │ 13-05-28 09:27     조회 │ 4232    
 
 
적벽가>는 중국 위나라, 한나라, 오나라의 삼국 시대에 조조와 유비와 손권이 서로 싸우는 것이 내용으로 된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가운데, 적벽강에서의 싸움과 그 앞과 뒤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인데, '화용도'라고도 불린다.

 

판소리 <적벽가>는 적벽 싸움 부분이 그대로 소리로 짜인 것이 아니고, 그 대목을 중심으로 몇몇 부분이 덧붙거나 빠져서 소리 사설이 되었으므로, <적벽가>의 사설을 그대로 옮긴 소리책은 소설 <삼국지>와는 줄거리나 문체 따위가 사뭇 다르다. 소설 <삼국지>가 언제부터 판소리로 짜여 소리로 불리었는지 확실히는 알 수 없으나, 대체로 영조ㆍ정조 무렵이 아닌가 짐작된다.

 

<적벽가>는 내용으로 보아 삼고초려, 장판교 싸움, 군사 설움 타령, 적벽강 싸움, 화용도, 이렇게 다섯으로 나눌 수 있는데, 바디에 따라서는 장판교 싸움이 없는 것도 있다. 정권진의 <적벽가>에는 장판교 싸움이 없고, 그 대신에 박망파 싸움이 있다. 삼고초려에도 장수의 위엄있는 기상을 그리느라고 웅장하고 유유한 소리가 많고, 장판교 싸움과 적벽강 싸움에서는 큰 싸움이 벌어지는 긴박한 과정이 많아서 잦은몰이 장단에 우조 소리가 많고, 군사 설움 타령이나 화용도 대목에는 슬픈 계면조 소리와 재담이 많이 들어 있다.

임금이나 사대부들은 판소리 가운데서도 가객이 목청이 당당하고, 호령을 하듯 소리를 질러야 하고, 부침새를 잘 구사해야 하는 <적벽가>를 특히 좋아하여 많은 명창들이 다투어 <적벽가>를 불렀다고 한다.

적벽가

* 송만갑 바디 박봉술제

 

<아니리>

한(漢)나라 말엽 위한오(魏漢吳) 삼국시절에 황후유약(皇后幼弱)허고 군도병기(群盜竝起)헌디 간흉(奸凶)허다 조맹덕(曺孟德)은 천자를 가칭(假稱)하야 천하를 엿보았고 범람(汎濫)타 손중모(孫仲謀)는 강하(江夏)에 험고(險固)믿고 제업(帝業)을 명심(銘心)허며 창의(倡義)헐사 유현적(劉玄德)은 종사(宗社)를 돌아보아 혈성(血誠)으로 구치(驅馳)허니 충간(忠奸)이 공립(共立)허고 정족(鼎足)이 삼분헐새 모사는 운집(雲集)이요 명장은 봉기(蜂起)로다.북위모사(北魏謀士) 정욱(程昱) 순유(筍攸) 순문약(筍文若)이며 동오모사(東吳謀士) 노숙(魯肅) 장소(張紹) 제갈근(諸葛瑾)과 경천위지(經天緯地) 무궁조화(無窮造化) 잘긴들 아니허리. 그때여 한나라 유현덕은 관우(關羽) 장비(張飛)와 더불어 도원(桃園)에서 의형제 결의(結義)를 허는디

 

<중머리>

도원이 어데인고 한날 탁현이라 누상촌(樓桑村) 봄이 들어 붉은 안개 빚어나고 반도하(蟠桃河) 흐르난 물 아침 노을에 물들었다. 제단(祭壇)을 살펴보니 금(禁)줄을 둘러치고 오우백마(烏牛白馬)로 제 지내며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의맹(義盟)을 정하는디 유현덕으로 장형 삼고 관운장(關雲長)은 중형이요 장익덕(張翼德) 아우되여 몸은 비록 삼인이나 마음과 정신은 한 몸이라 유관장(劉關張) 의형제는 같은 연월 한 날 한 시에 죽기로써 맹약(盟約)허고 피끓는 구국충심 도원결의(桃園結義) 이루었구나. 한말이 불운하여 풍진(風塵)이 뒤끓는다 황건적(黃巾賊)을 평란(平亂)허니 동탁(潼卓)이 일어나고 동탁란을 평정허니 이곽(李郭)이 난을 짓고 이곽을 평정헌후 난세간웅(亂世奸雄) 조아만(曺阿瞞)은 협천자이(狹天子而) 횡폭(橫暴)허고 벽안자염(碧眼紫髥) 손중모는 강동(江東)을 웅거(雄據)허여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자랑헌다.

 

<아니리>

그때여 유관장은 삼인이 결심하야 한실(漢室)을 회복코저 적군과 분투(奮鬪)허나 장중(帳中)에 모사 없어 주야로 한(限)헐 적에 뜻밖에 원직(元直)만나 공명(孔明)을 천거(薦擧)허되 전무후무(前無後無) 제갈공명(諸葛孔明) 와룡강(臥龍岡)의 복룡(伏龍)이요 초당에 깊이 묻혀 상통천문(上通天文)이요 하달지리(下達地理) 구궁팔괘(九宮八卦) 둔갑장신(遁甲藏身) 흉중(胸中)에 품었으니 긍만고지 인재이요 초인간의 철인이라 이렇듯 말을 허니 유현덕 반기 여겨 관장과 와룡강을 찾어갈 제

 

<진양조>

당당헌 유현주(劉賢主)는 신장은 칠척오촌이요 얼굴은 관옥같고 자고기이(自顧其耳)허며 수수과슬(手垂過膝) 영웅이라 적로마상(赤驢馬上)에 앞서시고 그 뒤에 또 한 장군의 위인을 보니 신장은 구척이나 되고 봉의 눈 삼각수(三角鬚) 청룡도 비껴들고 적토마상(赤兎馬上)에 뚜렷이 앉은 거동 운장위세(雲長威勢)가 분명허고 그 뒤에 또 한 사람의 위인을 보니 신장은 팔척이요 얼골이 검고 제비택 쌍고리 눈에 사모장창(蛇矛長槍)을 눈우에 번 듯 들고 세모마상(細毛馬上)에 당당히 높이 앉어 산악을 와그르르 무너낼 듯 세상을 모도 안하에 내려다 보니 익덕(翼德) 일시가 분명쿠나 이 때는 건안(建安) 12년 중춘(仲春)이라 와룡강을 당도허니 경개무궁(景槪無窮) 기이허구나 산불고이수려(山不高而秀麗)허고 수불심이징청(水不深而澄淸)이요 지불광이평탄(地不廣而平坦)하고 임불대이무성(林不大而茂盛)이라 원학(猿鶴)은 상친(相親)허고 송죽은 교취(交翠)로다 석벽부용(石壁芙蓉)은 구름 속에 잠겨 있고 창송(蒼松)은 천고절 푸른 빛을 띠었어라 시문(柴門)에 다다라 문을 뚜다리며 "동자야 선생님 계옵시냐?"

 

<아니리>

동자(童子) 여짜오되 "선생님께옵선 박릉(博陵)의 최주평(崔州平)과 영주(潁州)에 석광원(石廣元) 여남(汝南)의 맹공위(孟公威)며 매일 서로 벗이 되어 강호에 배 띄워 선유(船遊)타가 임간(林間)에 바돌뒤러 나가신지 오래이다" 현덕이 이른말이 "선생님이 오시거든 한종실(漢宗室) 유황숙(劉皇叔)이 뵈오러 왔더라고 잊지말고 여쭈어라" 동자다려 부탁허고 신야(新野)로 돌아와 일삭(一朔)이 넘은 후에 두 번 다시 찾아가서도 못 뵈옵고 수삼삭(數三朔) 지낸 후에 현훈옥백(玄 玉帛)으로 예물을 갖추고 관장과 삼고초려(三顧草廬)찾어갈 제

 

<중머리>

남양융중(南陽隆中) 당도허여 시문을 뚜다리니 동자 나오거늘 "선생님 계옵시냐?" 동자 여짜오되 "초당에 춘수(春睡) 깊어 계시나이다" 현덕이 반기여겨 관공 장비를 문 밖에 세워두고 완완(緩緩)이 들어가니 소슬(蕭瑟)한 송죽성(松竹聲)과 청량(淸亮)한 풍경(風磬)소리 초당이 한적(閑寂)쿠나 계하(階下)에 대시(待侍)허고 기다려 서 있으되 공명은 한와(閑臥)허여 아무 동정이 없는지라

 

<중중머리>

익덕이 성질을 급히 내어 고리눈 부릅뜨고 검은 팔 뒤걷으며 고성대질(高聲大叱) 왈 "아 ,우리 가가(哥哥)는 한주(漢冑) 금지옥엽이라 저만헌 사람을 보라허고 수차 수고를 허였거든 요망(妖妄)을 피우고 누워 일어나지를 아니허니 부러 거만(倨慢) 허여이다 소제가 초당을 들어가 초당에 불을 버썩 지르면 공명이 재주가 있다허니 자나 깨나 죽나 사나 동정을 보아 제 만일 죽기 싫으면 응당 나올테니 노끈으로 결박(結縛)하야 신야로 돌아가사이다" 엄불(掩拂)에 다방 쓰러지고 끄르럼에 불을 들고 초당 앞으로 우루루루 달려드니 현덕이 깜짝 놀래 익덕의 손을 잡고 "현제(賢弟)야 현제야 이런 법이 없나니라 은왕성탕(殷王聖湯)도 이윤(李尹)을 삼빙(三聘)허고 문왕도 여상(呂尙)을 보라허고 위수에 왕래허니 삼고초려가 무엇이랴?" 좋은 말로 경계후(警戒後)에 "운장은 익덕 다리고 문 밖에 멀리 서 동정을 기다려라!"

 

<아니리>

공명이 그제야 잠에 깨어 풍월지어 읊으는디 "초당에 춘수족(春睡足)허니 창외(窓外) 일지지(日遲遲)요 대몽(大夢)을 수선교(誰先覺)요 평생을 아자지(我自知)라" 동자 들어와 여짜오되 "전일 두 번 찾어왔던 유황숙이 밖에서 기대린 지가 거운 반일이 넘었나이다"

 

<중머리>

공명이 그제야 놀랜체허고 의관을 정제(整齊)헌다 머리에는 팔각윤건(八角輪巾) 몸에는 학창의(鶴 衣)로다 백우선(白羽扇) 손에 들고 당하에 내려와 현덕을 인도하야 예필좌정(禮畢坐定)후에 공명이 눈을 들어 현덕의 기상을 보니 수수(秀粹)한 영웅이요 창업지주(創業支主)가 분명허고 현덕도 눈을 들어 공명의 기상을 보니 신장은 팔척이요 얼골은 관옥같고 미재강산정기(美哉江山精氣)하야 담연청기(淡然淸氣)허고 맑은 기운이 미간에 일어나니 만고영웅 기상이라 현덕이 속으로 칭찬허며 공손히 앉어서 말을 헌다.

 

<아니리>

"선생님을 뵈옵고저 세 번 찾아온 뜻은 다름이 아니오라 한실이 경복(傾覆)허고 간신이 농권(弄權)하와 종묘사직이 망재조석(亡在朝夕)이라 이 몸이 제주(帝冑)로서 갈충보국(竭忠報國)허랴허되 병미장과(兵微將寡)허고 재주 단천(短淺)하와 흥복(興復)치 못하오니 사직(社稷)이 처량(凄凉)허고 불쌍한게 창생(蒼生)이라 원컨대 선생께옵선 유비와 백성을 아끼시와 출산상조(出山相助) 허사이다 " 공명이 대답허되 "양(亮)은 본래 지식이 천박하야 포의야부(布衣野夫)로 남양 땅에서 춘풍세우(春風細雨) 밭이나 갈고 월하에 풍월이나 지어 읊을지언정 국가대사(國家大事)를 내 어찌 아오리까 낭설(浪說)을 들으시고 존가허행(尊駕虛行) 하였나이다" 굳이 사양 마다허니 현덕이 하릴없어

 

<진양조>

서안(書案)을 탕탕 뚜다리며 "여보 선생 듣조시오 천하대세가 날로 기울어져서 조적(曺賊)이 협천자이령제후 (狹天子而令諸侯)를 허니 사백년 한실운(漢室運)이 일조일석에 있삽거든 선생은 청렴(淸廉)한 본을 받고 세상공명을 부운(浮雲)으로 생각허니 억조창생(億兆蒼生) 을 뉘 건지리까" 말을 마치고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방울방울 떨어지고 가슴을 뚜다려 복통단장(腹痛斷腸) 울음을 우니 용의 음성이 와룡강을 진동헌 듯 뉘랴 아니 감동 허리

 

<아니리>

두 눈에 눈물이 떨어져 양 소매를 적시거날 공명이 감동하야 가기로 허락한 후 벽상(壁上)을 가리키며 "이건 형주지도(荊州地圖)요, 저것은 서천(西川) 사십일주(四十一州)라 현주(賢主) 께옵선 이 지도로 근본을 삼아 형주병(荊州兵)을 이르켜 양양(襄陽)에 나가고 서천병을 이르켜 기산(祁山)으로 나가면 중원은 가히 회복될 것이요 중원만 회복된다면 강동은 자연 황숙의 휘하(麾下)로 돌아오리다" 현덕이 듣고 좋아라고 "선생의 말씀을 듣고보니 운무(雲霧)를 헤치고 일월을 대하는 듯 하나이다." 현덕이 형주지도와ㅏ 서천 사십일주로 기업(基業)을 삼은 후 관우 장비를 불러 공명과 상면 시킨 뒤에 예단(禮單)을 올려 그 날밤 사인(四人)이 초당에서 유숙허고 이튿날 길을 떠날 적에 공명이 아우 균(均)을 불러 "내 유황숙에게 삼고지은혜(三顧之恩惠)를 갚으려고 세상에 출세허니 너는 부디 송학(松鶴)을 잘 가꾸고 학업을 잃지 말라" 신신이 부탁허고 사륜거(四輪車)에 높이 앉어

 

<중머리>

와룡강(臥龍岡)을 하직허고 신야로 돌아오니 병불만천(兵不滿千)이요 장불십여인(將不十餘人)이라 공명이 민병을 초모(招募)하야 스사로 팔진법(八陣法) 가르칠 제 방포(放砲) 일성허고 장담(壯談)허던 하후돈(夏候惇)과 승기(勝氣)내던 조인(曺仁) 등 기창도주(棄槍逃走) 패한 분심(憤心) 수륙대병을 조발(調發)하야 남으로 지쳐 내려갈 제 원망이 창천(漲天)이요 민심이 소요(騷擾)로구나 현덕이 하릴없어 강하로 물러나니 신야(新野) 번성(樊盛) 양양(襄陽) 백성들이 현덕의 뒤를 따르거날 따라오는 저 백성을 차마 버릴 길이 전혀 없어 조운(趙雲)으로 가솔(家率)을 부탁허고 익덕으로 백성을 이끌어 일행십리 행할 적에 그때 마참 황혼이라 광풍이 우루루 현덕 면전에 수자기(帥字旗) 부러져 펄펄 날리거날 경산(景山)에 올라 바라보니 조조(曹操)의 수륙대병(水陸大兵)이 물밀 듯이 쫓아온다 기치창검(旗幟槍劍)은 팔병산(八屛山) 나뭇잎같고 제장(諸將)이 앞으로 공을 다툴 적에 문빙(文聘)이 말을 채쳐 달려드니 익덕이 분기충천(憤氣衝天) 불같이 급한 성품 창을 들어 문빙을 물리치고 현덕을 보호하야 장판교(長坂橋)를 지내갈 제 수십만 백성 울음소리 산곡중(山谷中)에 가득허고 제장은 사생(死生)을 모르고 앙천통곡(仰天痛哭)허며 진을 헤쳐 도망을 간다.

 

<아니리>

한모롱이 돌아드니 현덕의 일행이 나무 아래 쉬어 앉어 제장(諸將) 모이기를 기다릴제

 

<중중머리>

그때여 조운은 공자 선(公子 禪)과 양부인(兩夫人)을 잃고 일편단심 먹은 마음 분함이 추상(秋霜)이라 위진(魏陣)을 바래보니 번차휘마(番次揮馬) 가는 거동 만리 창천 구름 속에 편진(翩進)허는 용의 모양 구십춘광(九十春光) 새벽 밤에 빠르기는 유성같고 단산맹호(丹山猛虎) 기상이라 풍우같이 지내다가 한 곳을 바래보니 헤여진 남녀노소 서로 잡고 울음을 우니 조운이 크게 웨여 "여봐라 남녀 백성들아 너의 총중(叢中) 가는 중에 감부인(甘夫人)을 보았느냐?" 그때여 감부인은 오는 장수(將帥)를 바래보며 나삼(羅衫)을 무릅쓰고 일장통곡(一場痛哭)헐제 조조의 제장 순우도(淳于導)가 미축(靡竺)을 생금(生擒)하야 제 진으로 돌아갈제 조운이 얼른 보고 일성포향(一聲咆響)에 수년도를 선듯 들어 탈마위진(奪馬魏陣)하야 감부인을 호송허고 또 한 곳 바래보니 양양으로 가는 백성 막지소향(莫知所向) 길을 잃어 갈 바를 방황커늘 "여봐라 남녀 백성들아 너희들 모인 중에 미부인(靡夫人)을 보았느냐?" 저 백성 이른 말이 "어떠한 부인인지 전면(前面) 빈 집 안에 아이 안고 우더이다" 조운이 말을 채쳐 그곳을 당도허니 과연 부인이 공자를 안고 좌편팔 창을 맞고 우편 다리 살을 맞어 일신운동을 못허고 슬피 앉아서 울음을 운다.

 

<아니리>

조운이 말게 내려 부축허며 위로허되 "부인께서 고생하심은 소장의 불충지심이라 죄사무석(罪死無惜)이오나 추병(追兵) 이 급하오니 부인은 승마서행(乘馬徐行)하옵시면 소장이 보호하야 뒤를 닦고 가오리다" 부인이 이른 말씀 "장군께옵선 갈성단력(竭誠單力)으로 어찌 두 목숨을 건지리까, 한나라 제실지체(帝室之體) 골육이 이 뿐이니 부디 이 아이를 살려 부자상봉(父子相逢)케 함은 장군의 장중에 있는가 하나이다" 공자를 부탁허고 우물에 뛰어들어 자문지사(自刎之死)커늘 조운이 하릴없이 담을 헐어 시신을 묻고 공자일신 보존하야 갑옷으로 장신(藏身)허고

 

<자진머리>

마상에 선뜻 올라 채를 쳐 도망헐제 앞으로 마연(馬延) 장의(張 ) 뒤로 초촉(焦觸) 장남(張南) 앞을 막고 뒤를 치니 조운 일시 함정(陷穽)이라 청강검(靑剛劍) 빼어들고 동에 가 번 듯 서장(西將)을 땡그렁 남장(南將)을 얼러서 북장을 선뜻 이리저리 헤쳐가다 토항(土巷)중에 가 뚝 떨어져 거의 죽게 되었을제 장합이 바라보고 쫓아오니 조운의 생명이 급한지라 뜻밖에 오색채운(五色彩雲)이 토항중에서 일어나고 천붕지탑(天崩地榻)이 와그르르 번갯불이 번뜻 조운 탄 말 용총(龍 )이라 벽력(霹靂)같이 소리 질러 토항 밖으로 뛰어나니 장합(張 )이 겁을 내어 달아나고 조운이 말을 놓아 행운유수(行雲流水)로 도망헐제 장판교 바래보니 일원대장 (一員大將) 먹장얼굴 장팔사모(丈八蛇矛) 들고 "조운은 속래(速來)하라, 오는 추병은 내 막으마 !" 조운이 말을 놓아 장판교를 지낼제 인피마곤(人疲馬困)하야 기사지경(幾死之境) 이 되었구나

 

<아니리>

한 곳을 당도허니 현덕의 일행이 중인들과 언덕 아래 쉬었거날 조운이 말게 내려 복지(伏地)하야 여짜오되 "감부인을 호송허고 미부인을 모셔올랴 허였더니 공자를 부탁허고 우물에 뛰어들 어 자문지사(自刎之死)커늘 할 일없이 담을 헐어 시신을 묻고 공자일신 보존하야 근근이 살아 왔나이다" 갑옷을 끌러놓고 보니 아두(阿斗)는 잠이 들어 아직 깨지 아니헌지라 조운이 아두 받들어 현덕에게 드리니 현덕이 아두 받아 땅에 내던지며 "어린 유자(幼子) 살리려다 중헌 장군을 손상할 뻔허였고!" 조운이 급히 내려가 아두 안고 여짜오되 "소장은 심혈을 다 바쳐도 만분의 일을 갚지 못하겠나이다" 이렇듯 사로 위로헐제 한 곳을 바래보니 그 때여 장익덕은 장판고 마상에 높이 앉어 조적(曺賊)과 대결을 허는디

 

<엇머리>

위진(魏陣)을 바래보니 조조의 수륙대병이 물밀 듯이 쫓아온다 진도(塵塗)는 편야(遍野)허고 함성(喊聲)은 통창(通暢)이라 장판교상 바래보니 일원대장 먹장얼굴 장팔사모 들고 조진(曺陣)을 한번 일컬으며 일원연(一員燕) 장익덕은 이 곳에 와서 머무른다 한 번을 호통허니 하날이 떼그르르 무너져 백호가 뒤넘난 듯 두 번을 고함 질러노니 땅이 뚝 꺼지난 듯 세 번을 호통허니 십이간(十二間) 장판교가 중등(中嶝) 절컥 무너져 흐르난 물이 위로 출렁 나는 새도 떨어지니 조군이 황황허여 하후걸이가 낙마허고 조진이 쟁(錚)을 쳐서 퇴병하야 물러나니 익덕의 위엄 장허다.

 

<아니리>

강하로 물러 나와 견벽불출(堅壁不出)헐 제 그 때여 강동의 손권(孫權) 주유(周瑜) 한(漢)나라 공명선생 높은 이름듣고 노숙(魯肅)을 보내여 좋은 말로 유인커널 공명의 깊은 지혜 거짓 속는 체 가기로 허락헌 후 현주전(賢主前) 하직허니 현주 대경탄(大驚歎) 왈(曰) "분분한 천하득실 선생만 믿삽는디 출타국(出他國)이 웬 일이요 심량처분(深諒處分)하옵소서 " 공명이 가만히 여짜오되 "이 때를 타 오(吳)나라 들어가 손권 주유를 격동하야 조조와 싸움을 붙이고 신은 도주이환(逃走而還)하야 중도이기(中途而起)하오면 오위양국(吳魏兩國) 형세를 일안(一眼)으로 도취(圖取)하야 좌이득공(坐而得功)할 터이오니 현주는 염려치 말으시고 금(今) 동지달 이십일 자룡(子龍)을 일엽선(一葉船)주어 남병산하(南屛山下) 오강(吳江) 어구로 보내소서, 만일 때를 어기오면 신을 다시 대면치 못허리다" 하직허고 물러나와

 

<중머리>

공명선생 거동보소 노숙따라 오 나라 들어갈제 일엽편주 빨리 저어 강동에 당도허니 노숙이 인도하야 관역(館驛) 안헐(安歇)할 새 공명이 눈을 들어 좌우를 살펴보니 아관박대(峨冠博帶)로 장소(張昭)등 십여인이 일좌로 늘어앉어 설전군유(舌戰群儒)가 분분헐제 수다(數多)이 묻는 말씀 한 두 말로 물리치니 기이허구나 공명선생 손중모의 호의(狐擬)험에 주유를 격동헐 제 대략(大略)이 무궁허니 주유 부질없이 시기(猜忌)하야 제 죽을 줄 모르고서 욕살공명(慾殺孔明) 가소롭다 삼일위한(三日爲限) 십만전(十萬箭)을 일야무중(一夜霧中) 차득(借得)허니 만고의 높은 재주 귀신도 난측(難測)이라 방통(龐統)의 연환계(連環計)와 황개(黃蓋)의 고육계(苦肉計)들 공명기풍(孔明祈風) 아닐진대 게 뉘랴서 성공허리

 

<아니리>

공역(公役)을 저바리고 주유 용심도량(用心度量)허다 이 때는 어느 땐고 동십일월망간(同十日月望間)이라 주유 경군(警軍)허고 산강육진차단(山江陸進遮斷)헐제 진세도 정히 허고 위풍이 모두 엄숙허구나 그 때여 적벽강(赤壁江) 조맹덕(曺孟德) 은 백만 대병을 조발(調發)하야

 

<진양조>

천여척 전선(戰船)모아 연환계를 굳이 무어 강상육지(江上陸地) 삼어두고 일등명장이 유진(留陣)헐제 말 달려 창 쓰기며 활 쏘아 총 놓기 십팔기 사습(私習)허기 백만군중이 요란헐제 조조 진중에 술 많이 빚고 떡도 치고 밥도 짓고 우양(牛羊)을 많이 잡어 장졸을 호궤( 饋)헐제 동산월색은 여동백일(如東白日)이요 장강일대는 여횡소련(如橫素鍊)이라 그 때 조조는 장대상(將臺上)에가 높이 앉어 남병산색 그림경을 "동을 가르켜 시상(柴桑)이요 서를 보니 하구성(夏口城)이요 남을 가르켜 번성(樊城)이요 북을 보니 오림(烏林)이로구나 사면이 광활 커던 어찌 성공 못헐소냐 내 나이 오십사세로 여득강남(如得江南)이면 향부귀혜(享富貴兮) 낙태평(樂太平) 동작대(銅雀臺) 좋은 집에 이교녀(二喬女)를 가취(可取)허면 모년향락(暮年享樂)이 나의 원에 족할지라 어와 장졸 영 들어라 너희들도 주육간(酒肉間)에 실컷 먹고 위한오(魏漢吳) 승부를 명일로 결단허자 만승제업(萬乘帝業)을 한 사람께 맽겼으랴 득천하(得天下) 헌 연후에 천금상 만호후(萬戶侯)를 차례로 봉하리라" 문무장졸이 영을 듣더니 군례로 모두 늘어서서 "원득개가(願得凱歌) 허오리다!"

 

<아니리>

군사들이 승기(勝氣)내여 주육(酒肉)을 쟁식(爭食)허고

 

<중머리>

노래 불러 춤도 추고 설움겨워 곡허는 놈 이야기로 히히하하 웃는 놈 투전(鬪錢) 허다가 다투는 놈 반취중에 욕허는 놈 진취중에 토허는 놈 잠에 지쳐 서서 자다 창끝에다 택 꿰인 놈 처처 많은 군병중에 병루즉장위불행(兵淚則將爲不幸)이라 장하(帳下)의 한 군사 벙치 벗어 손에 들고 여광여취(如狂如醉) 실성발광(失性發狂) 그저 퍼버리고 울음을 우니

 

<아니리>

한 군사 내다르며 "아나 이얘 승상(丞相)은 지금 대군을 거나리고 천리전장(千里戰場)을 나오시여 승부가 미결되여 천하대사를 바래는디 왜 요망(妖妄)스럽게 울음은 우느냐 우지마고 이리 오니라 나하고 술이나 먹고 노자" 저 군사 연(然)하여 왈(曰) "네 말도 옳다마는 내의 설움을 들어봐라"

 

<진양조>

"고당상(高堂上) 학발양친(鶴髮兩親) 배별(拜別)헌 지가 몇 날이나 되며 부혜(父兮)여 생아(生我)시고 모혜(母兮)여 육아(育我)시니 욕보기은(慾報其恩)인댄 호천망극(昊天罔極)이로구나 화목허던 절내권당(節內眷黨) 규중의 홍안처자(紅顔妻子) 천리전장에다가 나를 보내고 오날이나 소식이 올거나 내일이나 기별이 올거나 기두리고 바래다가 서산의 해는 기울어지니 출문망(出門望)이 몇 번이며 바람불고 비 죽죽 오난디 의려지망(倚閭之望)이 몇 번이나 되며 소중(蘇中)의 홍안거래(鴻雁去來) 편지를 뉘 전허며 상사곡(相思曲) 단장회(斷腸懷)는 주야수심(晝夜愁心)이 맺혔구나 조총환도(鳥銃還刀)를 들어메고 육전수전(陸戰水戰)을 섞어 헐 적에 생사가 조석이로구나 만일 객사를 허거드면 게 뉘랴서 안장(安葬)을 허며 골폭사장(骨曝沙場)이 희여져서 오연(烏鳶)의 밥이 된들 뉘랴 손뼉을 뚜다리며 날려 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일일사친(一日思親) 십이시(十二時)로구나"

 

<아니리>

이렇듯이 설리우니 또 한 군사 내다르며 "아나 이얘 부모 생각 네 설움은 성효지심(誠孝之心)이 기특허다 전장에 나와서도 효성이 지극헌 것 뽄께 너는 안 죽고 살아 가겄다" 그 중에 또 한 군사 나서면서

 

<중중머리>

"여봐라 군사들아 니 내 설움을 들어라 너희 내 설움을 들어봐라 나는 남에 오대 독신으로 열일곱에 장가들어 근 오십 장근(將近)토록 슬하일점혈육이 없어 매일 부부 한탄 했다.우리집 마누래가 왼갖 공을 다 드릴제 명산대찰 영신당(靈神堂) 고묘총상(古廟叢祀) 석왕사(釋王寺) 석불보살 미륵님 노구마지 집짓기와 칠성불공 나한불공(羅漢佛供) 백일산제 신중마지(神衆摩旨) 가사시주(袈裟施主) 인등시주(引燈施主) 다리 권선(勸善) 길닦기 ,집에 들어있는 날은 성주조왕(成主 王) 당산천룡(堂山天龍) 중천군웅(衆天群雄)의 지신제(地神祭)를 지극 정성 드리니 공든 탑 무너지며 심든 남기가 꺾어지랴 그 달부터 태기있어 석부정부좌(席不正不坐)허고 할부정불식(割不正不食)허고 이불청음성(耳不聽淫聲) 목불시악색(目不視惡色)하야 십삭(十朔)이 점점 차드니 하루난 해복기미(解腹幾微)가 있든가 보더라 아이고 배야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다리야 혼미(昏迷)중에 탄생허니 딸이라도 반가울디 아들을 낳었구나 열손에다 떠받들어 땅에 뉘일 날이 전혀 없이 삼칠일이 다 지내고 오륙삭 넘어가니 방바닥에 살이 올라 터덕터덕 노는 양 빵긋 웃는양 엄마 아빠 어루며 주야 사랑 애정(愛情)헌게 자식밖에 또 있느냐 뜻밖에 급한 난리 위국(魏國)땅 백성들아 적벽으로 싸움가자 나오너라 외난소리 아니 올 수가 없든구나 사당문 열어놓고 통곡재배(痛哭再拜) 하직헌 후 간간헌 어린 자식 유정헌 가솔(家率) 얼굴 안고 누워 등 치며 부디 이 자식을 잘 길러 나의 후사를 전해주오 생이별 하직허고 전장에를 나왔으나 언제나 내가 다시 돌아가 그립든 자식을 품안에 안고 아가 응아 어루어 볼거나 아이고 아이고 내 일이야"

 

<아니리>

이렇듯이 울음 우니 여러 군사 허는 말이 "자식두고 우는 정은 졸장부의 말이로다 전장에 네 죽어도 후사(後嗣)는 전켔으니 네 설움은 가소롭다 " 그 중에 또 한 군사 나서면서

 

<중머리>

"니 내 설움 들어봐라 나는 부모님을 조실(早失)허고 일가친척 바이 없어 혈혈단신 이 내 몸이 이성지합(二姓之合) 우리 아내 얼굴도 어여쁘고 행실도 조촐하야 종가대사(宗家大事) 탁신안정(托身安定) 일시 떠날 뜻이 바이 없어 철 가는 줄 모를 적에 불화평 일어나며 위국땅 백성들아 적벽(赤壁)으로 싸움가자 천아성 외난 소리 족불리지(足不履地) 나를 끌어내니 아니 올 수 없든구나 군복 입고 전립(戰笠)을 쓰고 창대 끌고 나올 적에 우리 아내 내 거동을 보더니 버선발로 우루루루 달려들어 나를 안고 엎더지며 '날 죽이고 가오 살려두고는 못가리다 이팔홍안(二八紅顔) 젊은 년을 나 혼자만 띠여두고 전장을 가랴시오' 내 마음이 어찌 되겄느냐 우리 마누래를 달래랄 제 '허허 마누라 우지마오 장부가 세상을 태어났다 전쟁출세(戰爭出世)를 못허고 죽으면 장부절개(丈夫節槪)가 아니라고 허니 우지 말라면 우지마오' 달래어도 아니 듣고 화를 내도 아니 듣든구나 잡었던 손길을 에후리쳐 떨치고 전장을 나왔으나 일부지전쟁(日復之戰爭)은 불식(不息)이라 살어가기 꾀를 낸들 동서남북으로 수직(守直)허니 함정(陷穽)에 든 범이 되고 그물에 걸린 내가 고기 로구나 어느 때나 고향을 가서 그립든 마누라 손을 잡고 만단정회(萬端情懷) 풀어 볼거나 아이고 아이고!" 울음을 우니

 

<아니리>

여러 군사 헌느 말이 가속(家屬)이라 허는 것은 불가무자(不可無字)라 어쩔 수가 없느니라 네 설움을 울만허다 또 한군사가 나서는디 그 중에 키 작고 머리 크고 모구눈 주벅택에 쥐털수염 거사리고 작도만한 칼을 막 내두리며 만군중이 송신(送神)을 허게 말을 허겄다.

 

<중중머리>

"이 놈 저 놈 말 듣거라 너희 울제 좀놈일다 위국자(爲國者) 불고가(不顧家)라 옛 글에도 일러 있고 남아하필연처자(男兒何必戀妻子)요 막향강촌(莫向江村) 노장년 허소 우리 몸이 군사되어 전장 나왔다가 공명도 못 이루고 속절없이 돌아가면 부끄럽지 않겠느냐 이 내 심사 평생 한(限)이 요하삼척(腰下三尺) 드는 칼로 호나양진(吳漢兩陣) 장수 머리를 번뜻 땡그렁 비어 들고 창 끝에 높이 달아 개가성(凱歌聲) 부르면서 득승고(得勝鼓) 다녀온다 다녀와 전장 갔든 낭군이 살아를 오니 반갑네 이리 오오 이리 와 울며불며 반기헐 제 원근당(遠近黨) 기쁨을 보이면 그 아니 좋드란 말이냐 우지 말라면 우지마라"

 

<아니리>

이렇듯이 말을 허니 여러 군사 허는 말이 "네 말이 정 그렇다면 천하장사 항도령(項道令)이라고 불러주마" 또 한 군사 내다르며 싸움타령으로 노래를 허겄다.

 

<중머리>

"시용간과(始用干戈) 헌원씨(軒轅氏) 여염제(餘炎帝)로 판천(阪泉) 싸움 능작대무(能作大霧) 치우작란(蚩尤作亂) 사로잡던 탁록(琢鹿)싸움 주 나라 쇠진천지(衰盡天地) 분분헌 춘추 싸움 위복진황(威福秦皇) 늙은 후에 잠식산동(蠶食山東) 육국(六國)싸움 봉기지장(蜂起之將) 요란허다 팔년풍진(八年風塵) 초한(楚漢)싸움 칠십여전(七十餘戰) 공이 없다 항도령의 우벽(羽壁)싸움에 아서라 싸움타령 가삼 끔쩍기 맥힌다 싸움타령 허지말고 공성신퇴(攻城身退) 허고지고" 또 한 군사 나서면서 "너희 아직 술잔 먹고 재담 취담(醉談) 실담(實談) 허담(虛談) 장담(壯談) 패담(悖談)허거니와 명일대전(明日大戰) 시살(弑殺)헐 제 승부를 뉘 알소냐 유능제강(柔能制剛)이요 약능적강(弱能適剛)이라 병가(兵家)의 징험(徵驗)이요 흥망성쇠 재덕(興亡盛衰在德)이니 승부간에 직사(直死) 악사(惡死) 몰살(沒殺)헐제 너희들 어찌 허랴느냐 ?" 뭇 군사들이 모도 이 말을 듣고 회심(悔心)걱정을 허올 적에

 

<진양조>

떴다 저 까마귀 월명심야(月明深夜) 고요헌디 남천을 무릅쓰고 반공에 둥둥 높이 떠서 까옥까옥 까르르를 울고 가니 조조 듣고 묻는 말이 "저 까마귀 여하명(如何鳴)고?"

 

<아니리>

좌우제장(左右諸將)이 대답허되 "달이 밝으매 별이 드무니 까마귀가 새벽인가하야 남으로 떠 우나보이다" 조조 듣고 시흥(詩興)이 도도(滔滔)하야 글 지어 읊었으되 "월명성희(月明星稀)에 오작(烏鵲)이 남비(南飛)허니 요수삼잡( 樹三 )에 무지가의(無枝可依)라 까마귀가 남으로 떠 울고 우리 진(陣)을 지내가니 어떻다 하리오" 제장중 유복(劉馥)이가 여짜오되 "월명성희에 오작이 남비하고 요수삼잡에 무지가의란 곡조는 명일 임전시에 불길조(不吉兆)로소이다" 조조 듣고 화를 내어 "네 이놈! 니가 어찌 나의 심중에 있는 말을 허는고! " 요설(妖說)이라 집단(執斷)허고 칼을 빼여 유복의 목을 콱 찔러놓니 애석한 그 죽엄은 근들 아니 불쌍허냐 이렇게 유복이를 죽여놓고 그대로 조조는 허허 웃고 장담허며 전쟁을 헐 량으로 수육군을 분발헐제

 

<자진머리>

차일(此日) 수군도독(水軍都督) 모개(毛 ) 우금(于禁)이요 연쇄(連鎖) 전선(戰船) 필쇄(必鎖)허고 즉일군병(卽日軍兵) 재촉하야 조조 누선(樓船)에 높이 앉어 수륙군제장을 분발헐제 수진(水陣)의 중협총(中挾摠) 모개(毛 ) 우금(于禁)이요 전협총(前挾摠) 장합(張 )이요 좌협총(左挾摠) 문빙(文聘)이며 우협총(右挾摠) 여통(呂通) 후협총(後挾摠) 여건(呂虔)이라 육진의 전사파(前司把) 서황(徐晃)이며 좌사파 악진(樂進)이요 우사파 하후연(夏候淵)이며 수륙접응사(水陸接應使) 하후돈(夏候惇)이며 조홍(曺洪)이요 좌우호위장 허저(許 ) 장요(將遼)라 수진의 발방(發榜) 왈 (曰) "관기정착(官旗定捉) 이청금고(耳聽金鼓) 목시정기(目視旌旗) 가선여마(駕船如馬) 견적쟁선(見適爭先) 동주공명(同舟共命) 종도적주(縱逃敵舟)며 군법부대(軍法不貸) 관초고동(關哨鼓動) 기거(旗擧)아 육진에 분부허되 유유소설(悠悠小說)허면 가위소시(可謂小施)하야 시여천여(視如天如)라 가증여탈퇴(假曾汝脫退)면 적불급거(適不急遽)니 각대정제(各隊整齊)하야 불허참전(不許參戰) 월후(越後)하라" 각응성필(各應聲畢)에 전선(戰船) 풍기범(風旗帆)으로 연선(連船) 평지같이 왕래 하야 이리저리 다닌다.

 

<아니리>

조조 연습을 관광허고 마음이 대희(大喜)하야 방사원(龐士元)의 묘한 계책을 진중(陣中)에 자랑허니 정욱(程昱) 순욱(筍昱)이 여짜오되 "만일 불로 치올진댄 어찌 회피 하오리까?" 조조 듣고 대답허되 내의 진(陣)은 북에 있고 저의 진은 남에 있으니 만일 불로 치면 저의 진이 먼저 탈 것이니 이는 반드시 승전할 묘법이로다" 수륙군 정돈하야 싸움을 재촉헐 제

 

<중머리>

그때에 오나라 주유는 진셀르 가만히 살피더니 광풍이 흘기(忽起)허여 조채황기(曺寨黃旗)는 강중에 떨어지고 오진(吳陣) 깃발은 주유면상(周瑜面上)치고가니 화공(火攻)할 징조로되 동남풍이 없었으니 욕파무계(慾破無計)하야 한 소리 크게 허고 토혈(吐血) 기색이 가련토다

 

<아니리>

주유 병세가 점점 치중허여 눕고 일지 못헐 적에 공명이 노숙을 반연(攀緣)허여 주유의 병을 볼제 좌우를 물리치고 양약(凉藥)을 먹일지라 "양(凉)은 서늘한게요 서늘한 즉 바람이라" 주유 질색하야 아무 대답을 아니 허니 공명이 다시 십육자 글을 써서 주유를 주니 주유 받아 본 즉 허였으되 '욕파조병(慾破曺兵)이면 의용화공(宜用火攻)허고 만사구비(萬事具備)허나 흠동남풍(欠東南風)이라 ' 주유보고 탄복허여 물어 왈 "바람은 천지 조화온디 어찌 인력으로 얻으리까?" 공명이 대답허되 "모사는 재인이요 성사는 재천이라 내 헐 일 다 헌 후에 천의야 어찌 아오리까 오백장졸만 명하야 주시면 노숙(魯肅)과 남병산(南屛山)에 올라가 동남풍을 비오 리다"

 

<자진머리>

주유가 반겨듣고 오백장졸을 영솔(領率) "일백이십 정군(精軍)은 기(旗) 잡고 단(壇)을 지켜 청령사후(廳令伺候)허라!" 그때여 공명은 기풍삼일(祈風三日)허랴 허고 노숙과 병마(竝馬)허여 남병산 올라가서 지세를 살피더니 동남방 붉은 흙을 군사로 취용(取用)하야 삼층단(三層壇)을 높이 쌓니 방원(方圓)은 이십사장이요 매일층 고(高) 삼척 합허니 구척이로구나 하일층 이십팔수 각색기를 꽂았다 동방칠면 청기(靑旗)에는 교룡학호토호표(蛟龍狐兎虎豹)로다 포창룡지형(布蒼龍之形)하야 동방청기를 세우고 북방칠면 흑기(黑旗)에는 해우복서연저유(懈牛 鼠燕猪 )로다 작현무지세(作玄武之勢)하야 북방 흑기를 세우고 서방칠면 백기(白旗)에는 낭구치계오후원(狼狗稚鷄烏 猿)이라 거 백호지위(踞白虎之威)하야 서방백기를 세우고 남방칠면 홍기(紅旗)에는 간양장마녹사인( 羊獐馬鹿蛇蚓)이라 성주작지상(成朱雀之狀)하야 남방홍기를 세우고 제일층 중류에는 황신대기(黃神大旗)를 세웠으되 하도낙서(河圖洛書)그린 팔괘(八卦) 육십사괘를 안검(按劍) 팔위(八位)를 배립하야 한 가운데 둥두렷이 꽂고 상일층 용사인(用四人) 각인을 속발관대(束髮官戴)허고 검은 나포봉의(羅布鳳衣)와 박대주립(博帶朱笠) 방군(方裙)을 입히고 전좌입일인(前左立一人) 계칠성호대(繫七星號帶) 이표풍신(以表風信)허고 후좌입일인 봉보검(捧寶劍)허고 후우입일인 봉향로(捧香爐)하야 단하에 이십사인은 각각 정기보검(旌旗寶劍) 대극장창(大戟長槍) 황모백월(黃耗白鉞)과 주번조독(朱번早纛)을 가져 환요사면(環 四面)하라 차시(此時)에 공명은 목욕재계(沐浴齋戒) 정히허고 전조단발(剪爪斷髮) 신영백모(身孀白茅) 단상에 이르러서 노숙의 손을 잡고 "여보 자경(子敬)" "예" "자경은 진중에 내려가 공근(公瑾)의 조병(操兵)함을 도우되 만일 내가 비는 바 응(應)함이 없드래도 괴이함을 두지마오" 약속을 정하야 노숙을 보낸 후 수단장졸(守壇將卒)에게 엄숙히 영을 허되 "불허천이방위(不許遷移方位)허며 불허실구난언(不許失口亂言)허며 불허교두접이 (不許咬頭接耳)허며 불허대경소괴(不許大驚小怪)허라 만일 위령자(違令者)면 군법으로 참허리라" 그때여 공명은 완보(緩步)로 단에 올라

 

<아니리>

분향헌작(焚香獻酌) 후에 하날을 우러러 독축(讀祝)을 허는디 이 축문의 조화를 뉘 알리 있겠느냐 삼일을 제 지내고 하단(下壇) ,장중에 잠깐 쉬어 풍색을 살피더니 바람을 얻은 후에

 

<중머리>

머리 풀고 발 벗고 학창의를 거듬거듬 흉당(胸 )에다가 딱 붙이고 장막 밖으로 선뜻 퉁퉁 남병산을 얼른 넘어 상류를 바래보니 강천(江天)은 요락(搖落)허고 샛별이 둥실둥실 떠 지난 달빛 비꼈난디 오강변(吳江邊)을 당도허니 상산 조자룡(常山 趙子龍)은 배맡이 등대(等待)허고 선생 오기를 기다리다 선생 오심을 보고 자룡의 거동 봐라 선미에 바삐 내려 공명전 절허며 "선생은 위방진중(危邦陣中)을 평안히 다녀오시니까?" 공명 또한 반가라고 자룡 손길 잡고 "현주 안녕허옵시며 제장 군졸이 무사허오?" "예" 둘이 급히 배에 올라 일편 풍석(風席)을 순풍에 추여달고 도용도용(滔溶滔溶)떠나간다.

 

<아니리>

그때에 주유는 일반문무(一般文武) 장대상(將臺上)에 모여앉어 군병조발을 에비헐 새 이 날 간간근야(間間近夜)에 천색은 청명허고 미풍이 부동커날 주유 노숙 다려 왈 "공명이 나를 속였다! 이 융동(隆冬)때에 동남풍이 있을쏘냐 ?" 노숙이 대답허되 "제 생각에는 아니 속일 듯 하여이다" "어찌 속일 줄을 아느뇨?" "공명을 지내보니 재주는 영웅이요 사람은 또한 군자라 군자영웅이 이러한 대사에 어찌 거짓으로 남을 속이리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사이다"

 

<자진머리>

말이 맞지 못하야 이 날밤 삼경시에 바람이 차차 일어난다 뜻밖에 광풍이 우루루루 풍성(風聲)이 요란커늘 주유 급히 장대상에 퉁퉁 내려 깃발을 바래보니 청룡주작(靑龍朱雀) 양기각(兩旗脚)이 백호현무(白虎玄武)를 응하야 서북으로 펄펄 삽시간( 時間)에 동남대풍(東南大風)이 일어 기각이 와직끈 움죽 기폭판(旗幅版)도 떼그르르 천동(天動)같이 일어나니 주유가 이 모양을 보더니 간담이 떨어지는지라 '이 사람의 탈조화(奪造化)는 귀신도 난측(難測)이다 만일 오래두어서는 동오(東吳)에 화근이매 죽여 후환(後患)을 면하리라 ' 서성(徐盛) 정봉(丁奉)을 불러 은근히 분부허되 "너희 수륙으로 나누어 남병산 올라가 제갈량(諸葛亮)을 만나거든 장단을 묻지 말고 공명의 상투 잡고 드는 칼로 목을 얼른 싹- 미명에 당도허라.공명을 지내보니 재주는 영웅이요 사람은 군자라 죽이기는 아까우나 그대로 살려 두어서는 장차에 유환(有患)이니 명심불망(銘心不忘)허라!" 서성은 배를 타고 정봉은 말을 놓아 남병산 높은 봉을 나는 듯이 올라가 사면을 살펴보니 공명은 갇디 없고 집기장사(執旗壯士)에 당풍립(當風立)하야 끈 떨어진 차일(遮日) 장막 동남대풍에 펄렁펄렁 기 잡은 군사들은 여기저기가 이만허고 서 있거날 "이놈! 군사야 " "예" "공명이 어디로 가드냐?" 저 군사 여짜오되 "바람을 얻은 후 머리 풀고 발 벗고 이너머로 가더이다" 두 장수 분을 내어 "그러면 그렇지 지재차산중(只在此山中)이여든 종천강(從天降)허며 종지출(從地出)헐따 제 어디로 도망을 갈까" 단하로 쫓아가니 만경창파(萬頃蒼波) 너룬 바다 물결은 휘흥헌디 공명의 내거종적(來去踪跡) 무거처(無去處)여늘 수졸을 불러 "이놈! 수졸아 " "예" "공명이 어디로 가드냐" "아니 소졸등은 공명은 모르오나 차일인묘시(此日寅卯時) 강안(江岸)의 매인 배 양양(瀁瀁) 강수 맑은물에 고기낚는 어선배 십리장강 벽파상(碧波上) 왈애허던 거룻배 동강(桐江)의 칠리탄(七里灘) 엄자릉(嚴子陵)의 낚시배 오호상연월(五湖上煙月) 속에 범상공(梵相公) 가는 밴지 만단(萬端) 의심을 허였더니 뜻밖에 어떤 사람 머리 풀고 발 벗고 창황분주(蒼惶奔走) 내려와 선미(船尾)에 다다르매 그 배 안에서 일원대장이 우뚝 나서난디 한번 보매 두 번 보기 엄숙한 장수 선미에 퉁퉁 내려 절하매 읍(揖)을 치며 둘이 귀를 대고 무엇이라고 소근소근 고개를 까딱까딱 입을 쫑긋쫑긋 허더니 그 배를 급히 잡어타고 상류로 가더이다" "옳다 그것이 공명일다" 날랜 배를 잡어타고 "이놈 ,사공아!" "예" "네 배를 빨리 저어 공명 탄 배를 잡어야 망정 만일에 못 잡으면 이 내 장창으로 네 목을 땡그렁 비어 이 물에 풍덩 드리치면 니 백골을 뉘 찾으리" 사공들이 황겁하야 "여봐라 친구들아 우리가 까딱 잘못허다가는 오강(吳江)의 고기밥이 되겠구나 열 두 친구야 치다리 잡아라 워겨라 저어라 저어라 워겨라 어기야뒤야 어기야 어기 야뒤여 어어어허 어어어허어기야 엉어그야 엉어그야" 은은히 떠들어 갈 제 상류를 바래보니 강 여울 떴난 배 흰 부채 뒤적뒤적 공명 일시 분명쿠나 서성이 크게 외쳐 "저기 가는 공명선생! 가지말고 게 머무러 내의 한 말 듣고 가오" 공명이 허허 대소허며 "너의 도독 살해(殺害)마음 내 이미 아는지라 후일보자 화보하라" 서성 정봉 못듣는체 빨리 저어서 쫓아오며 "긴히 헐 말 있사오니 게 잠깐 머무소서" 자룡이 분을 내어 "선생은 어찌 저런 범람(氾濫)한 놈들을 목전에닥가 두오니까 소장의 한 살끝에 저 놈의 배아지를 산적(散炙)꿰듯 허오리다" 공명이 만류(挽留)허되 "아니 그는 양국대사(兩國大事)를 생각하야 죽이든 말으시고 놀래여서나 보내소서" 자룡이 분을 참고 선미에 우뚝 나서 "이 놈! 서성 정봉아 상산 조자룡을 아느냐 모르느냐, 우리나라 높은 선생 너의 나라 들어가서 유공이 많었거든 은혜는 생각잖고 해코저 딸오는냐 너희를 죽여 마땅허되 양국대사를 생각허여 죽이든 않거니와 내의 수단이나 네 보아라 " 가는배 머무르고 오는 배 바래보며 뱃보 안에가 드듯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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